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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WCA연합회, 창립 95주년 맞아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 위한 사명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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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기사입력 2017-04-21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는 지난 20일 오후 2, 서울 중구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창립95주년 기념예배·기념식을 열고, 초기정신을 회복하고 지난 역사를 성찰하기 위한 회개와 고백의 기도문을 발표했다.

▲ 왼쪽부터 이명혜 한국YWCA연합회 회장, 민혜원 광주YWCA 회장, 조종남 서울YWCA 회장, 양선희 서울YWCA 사무총장, 서옥희 광주YWCA 사무총장     © 뉴스파워

 

 

한국YWCA연합회(이명혜 회장), 광주YWCA(민혜원 회장 · 서옥희 사무총장), 서울YWCA(조종남 회장 · 양선희 사무총장) 대표 등이 낭독한 기도문에서 젊은 여성들이 YWCA의 주체라고 하면서도 이들의 열망을 존중하며 목소리를 듣고 변화의 주체로 세우는 데 힘을 쏟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또 물신주의와 성장주의로 신음하고 아파하는 이 땅에 영성 회복과 생명살림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양적 성장과 겉모습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힘을 기울였음을 고백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우리 YWCA95년 동안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해 일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드러내게 하신 소명을 다시 깨닫게 하소서.”라고 간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내외 인사들의 축하와 당부가 이어졌다. 데보라 토마스 세계YWCA 회장, 후지타니 사토코 일본YWCA 회장, YWCA 사무총장 출신의 1922년생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한국 최초 여성 기독교교육학 교수인 주선애 한국YWCA 명예연합위원, YWCA 12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자인 김영란 전 대법관, 황진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사회적기업 볼런컬쳐 대표인 청년기업가 고다연, 2012년생 이수민 광주YWCA어린이집 회원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특히 일본YWCA는 한국YWCA고백에 대해 일본이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한 것을 포함해 과거 역사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면서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자각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여성운동에 대한 YWCA 기여를 평가하면서 과거를 반성하는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YWCA가 설립된 1922년에 태어난 이희호 이사장은 1959년부터 1962년까지 YWCA 총무(사무총장)을 지낸 각별한 인연도 갖고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입안으로 우리 사회 청렴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도 YWCA의 용기 있는 고백을 응원했다. 김 교수는 회개와 성찰로 새로운 100년의 기초를 놓겠다는 다짐이 더욱 대단하다면서 사회적 소수자로서 살아온 여성의 삶을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과 연결시켜 연대해나가는 여성단체로서 소명을 당부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100주년을 향한 각자의 소망쪽지를 넣은 타임캡슐을 봉인했다.

▲ 100주년을 향한 각자의 소망쪽지를 넣은 타임캡슐을 봉인했다.     © 뉴스파워

 

다음은 한국YWCA 95주년 회개와 고백의 기도전문.

 

캄캄한 일제시대 민족 수난의 역사 속에 각성한 젊은 여성들을 부르시어 하나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자주독립과 여성해방의 등불을 켜게 하신 주님!

 

어지러운 세상 가운데 우리 YWCA95년 동안 살아 움직이게 하셔서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과 빛나는 은총으로 풍요로운 열매를 맺게 하시고 새로운 100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총 앞에서 우리 걸어온 날들을 깊이 성찰하며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다 우리의 영광을 추구하고 정의와 평화와 생명이 넘치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조용히 부끄러움과 아픈 회개의 마음을 꺼내놓고 고백하오니 우리의 얼굴을 살피시고 우리 기도를 들어주소서.

 

우리들은 어둡고 힘들던 시대마다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하며 불의와 맞서 싸우려고 하였으나, 선지자로서의 외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예언자로서의 사명에 주저했습니다. 우리 가진 것들을 지키기 위해 부끄럽게도 권력자들과 타협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현실의 아픔을 되새기며 주님 앞에 회개하며 고백합니다.

 

주님, 암울한 일제시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고달픈 민중의 희망이 되고자 온몸을 바쳤던 YWCA 일꾼들의 고통과 희생에 눈감았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간절히 자주독립을 원했으면서도 일제의 침략전쟁에 침묵하고 조국의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내몰리고 소녀들이 짓밟히고 있음에도 눈 감고 귀 막음으로써 정의이시고 평화이시며 생명이신 하나님 앞에 죄를 범했습니다. 또한 스스로 일본YWCA에 속함으로써 이 땅에 조선YWCA를 세운 하나님의 뜻을 저버렸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싸우던 이 땅의 청년, 노동자, 농민들이 희생될 때, 온전히 이들과 함께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젊은 여성들이 YWCA의 주체라고 하면서도 이들의 열망을 존중하며 목소리를 듣고 변화의 주체로 세우는 데 힘을 쏟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평화를 위해 일하라는 소명을 받았음에도 70여 년간 분단의 고통이 계속되는 이 땅의 미움과 갈등을 멈추고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데 용감하게 나서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하나님 아래 온 인류가 한 자매이고 형제임을 고백하면서도 이 땅의 가장 아프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들을 보살피고 사랑하는 데 소홀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물신주의와 성장주의로 신음하고 아파하는 이 땅에 영성 회복과 생명살림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양적 성장과 겉모습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힘을 기울였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부끄럽고 아픈 마음으로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고백하오니 우리를 용서하소서.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전후 독일교회가 했던 죄책고백을 다시 떠올립니다. “더 용감하게 증언하지 못했고, 더 진실하게 기도하지 못했으며, 더 즐겁게 믿음으로 살지 못했으며, 더 뜨겁게 사랑하지 못한 데 대하여 우리는 자신들을 책망합니다.”

 

주님, 우리의 회개와 고백을 들으시고 우리를 어두운 망각에서 구원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을 진실 되게 믿고 그 믿음을 기꺼이 실천하며, 자매, 형제, 이웃을 더욱더 뜨겁게 사랑하는 새 출발의 원동력으로 삼도록 우리들을 인도하여 주소서.

 

95년 전 이 땅 여성들의 가슴에 불 밝히신 각성과 소명의 빛을 다시 우리들 가슴 속에 뜨겁게 밝혀 100주년을 향한 새날을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YWCA95년 동안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해 일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드러내게 하신 소명을 다시 깨닫게 하소서.

 

우리의 이 아픈 회개와 고백이 더 큰 생명의 바람으로 일어나도록 힘을 주소서 .

 

정의, 평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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