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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쇼펜하우어는 현대판 석가모니인가? (1)

정성민 교수의 기독교 철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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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민
기사입력 2023-11-02

들어가는 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염세 철학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 철학자이다. 근대 철학과 문학 그리고 예술에 미친 그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특별히 근대 철학자들의 불교 이해에 미친 쇼펜하우어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박찬국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 하우어  



 

그의 철학은 위대했고 그의 사상이 남긴 영향은 지대했다. 니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에머슨, 베르그송, 존 듀이, 윌리엄 제임스,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철학자들, 그리고 프로이트와 융을 비롯한 심리학자들이 쇼펜하우어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음악계에서는 바그너가 쇼펜하우어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지만, 구스타프 말러도 열광적인 추종자였다. 쇼펜하우어는 무엇보다도 문학계에 끼친 영향이 컸다. 러시아에서는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프랑스에서는 에밀 졸라, 모파상, 앙드레 지드, 프루스트, 사무엘 베케트, 영국에서는 토머스 하디, 조지프 콘래드, 버나드 쇼, 서머싯 몸, 독일에서는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체코에서는 카프카, 이탈리아에서는 피란델로, 아르헨티나에서는 보르헤스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던 작가들이다.

 

박찬국은 쇼펜하우어가 철학 · 심리학 분야뿐만 아니라 음악과 문학을 망라한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이렇게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에 걸맞는 철학적 예술적 기반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쇼펜하우어의 사상·철학적 기반을 아는 것은 근대 이후 전개된 새로운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긴요한 일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쇼펜하우어는 1820년경에 동양학의 권위자인 프리드리히 마이어(Friedrich Majer)를 통해 인도 철학과 불교를 알게 된 이후 인도 브라만교의 경전인 <우파니샤드(Upanischad)>를 매일 밤 자기 전에 읽었다고 한다. 그는 이를 통해서 많은 깨달음과 위로를 얻게 되었다. 쇼펜하우어의 <우파니샤드>에 대한 사랑은 다음과 같은 그의 진술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

 

내가 볼 때 아직 일천한 금세기가 이전의 수 세기에 대해 내세울 수 있는 최대의 특전이라 할 수 있는 <우파니샤드>에 의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베다(Veda)>를 읽는 혜택을 독자가 받았다면, 따라서 말하자면 고대 인도의 신성한 지혜도 이미 수용하고 소화했다면 내가 펼칠 강론을 들을 최상의 준비를 갖춘 셈이다... 너무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내 사상이 <우파니샤드>에서는 결코 발견될 수 없겠지만, <우파니샤드>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단편적인 말들 모두를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상의 결론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인도철학과 불교를 신성한 지혜라고 부를 정도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아주 오래전 동양의 사상가들이 서양과는 전혀 다른 환경, 언어, 문화 속에서도 근대 서양철학이 내린 결론에 이미 도달했음을 깨닫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칸트에게서 절반을 배우고 인도에서 전부를 배웠다라고 말한 그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한다.이로 인해 쇼펜하우어는 동양철학의 세련됨을 알리고 서양철학과 동양철학 간의 유사성을 밝히기 위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을 쓰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인도철학과 불교에 기반한 그의 철학과 서양철학을 접목시키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상을 펼쳤다.

 

이제부터 필자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이 지닌 석가의 사상과의 유사성과 다른 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기반을 조망하고자 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바탕과 배경이 되는 것은 인도 철학, 칸트 철학, 스피노자의 범신론, 기독교 신앙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먼저 살펴보는 것은 그의 철학을 밝히는 데에 전제가 될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쇼펜하우어 철학의 결론으로서 그가 생각하는 종교의 본질에 관하여도 논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왜 쇼펜하우어가 현대판 석가모니인지를 밝히는 최종 목적에 도달할 것이다.

▲ 변증학자 정성민 교수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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