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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광훈 목사

발언하면 할수록 기독교와 이명박 후보 '표' 떨어지는 역설, 곱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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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기사입력 2007-10-09

전광훈 목사가 요즘 장안의 화제다. 발언 때문이다. 인기있는 부흥사인 그는 한 달에 수차례씩 집회를 다닌다. 가는 곳마다 그의 입은 뉴스거리를 쏟아낸다. 그의 설교를 담은 동영상은 물론 ‘전광훈 어록’까지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닐 정도다. 별명도 여러 개다.    
 
▲ 전광훈 목사     ⓒ뉴스 파워

그는 ‘쌍욕하는 목사’로도 유명하다. 역시 천안 제일감리교회 집회 때다. 현직 대통령을 향해서다. “내가 한번 해볼까? ‘노무현 개새끼’! 봐, 이래도 안 좇아오잖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김대중 저 놈, 거짓말쟁이야”라고 주장했다.
 
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는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쌍욕 수준이다. 거기다 이념 편향적이기도 하다. 작년 3월 말, 전 목사의 한기총 산하 통일선교대학 이사장 취임 감사예배 때다. 전 목사는 취임사에서 “요즘 과거사 청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통일 후에 과거사 조사가 되면 제 1호 대상이 교회가 될 것이다. 미국의 앞잡이가 되어 단물만 빨아먹었지 않았느냐고 비판할 것이다.”라며 극우적 발언을 쏟아냈다.
 
4월 마산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노골적인 이명박 후보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올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이 하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지난 6월 6일, 김홍도 목사가 이사장,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청교도영성훈련원 등이 공동주최한 6.6 호국기도회에서 팔을 걷어붙인 채 사회를 보고 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를 조용기, 김홍도, 이태희 목사와 함께 자유민주주의의 투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뉴스 파워


 
올 6월 6일엔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청교도영성훈련원과 재향군인회가 공동 주최한 6.6 호국기도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로서 팽팽하게 경쟁하던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 목사는 국내의 정치, 경제, 외교, 교육 등의 상황을 언급하며 기도회를 시국집회로 변질시켜 갔다. 전 목사는 “주적개념이 흐려진다”, “잘못된 외교노선이 대한민국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전 시장님은 교회 장로님”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태희, 김홍도 목사도 이어서 “다시는 친북, 친중, 좌파세력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기도하자”며 한나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전 목사는 지난 6일, <뉴스파워>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 중 일부는 조크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은 일부 언론들을 향해 ‘배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을 ‘복음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전 목사는 “내 표현이 과격한지는 몰라도 내 설교는 굉장히 복음주의적이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목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에도 전혀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말하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기자들의 수준이 의심스럽다”, “범죄집단”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자신의 입장을 항변했다.  
 
전 목사는 또, “의도를 가지고 참석한 기자 외에는 문제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교회에서도 세 번 이상 같은 내용으로 설교했지만 아무 문제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은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이다.
▲ 작년 3월 31일,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통일선교대학 이사장 이취임 감사예배. 사진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전광훈 신임 이사장.     ⓒ뉴스 파워

 
하지만, 자신을 향해 퍼부어지고 있는 비난에 대해서는 철저히 귀를 막고 있다. 전 목사의 발언은 이미 특정 장소, 특정 대상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는 자신의 바람을 뛰어넘어버렸다. 특정 장소에서, 특정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은 전 목사의 설교를 접했다. 그리고 전 목사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전 목사의 말과 달리 집회 참석자들 중에서도 “다시는 그런 목사를 만나고 싶지 않다”, “문제가 많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이명박 후보 쪽도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전 목사의 발언 동영상은 이미 조계종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올라 불교계에서조차 논란이 되고 있다. 장로 후보에 대한 온갖 소문이 불교계에 퍼지고 있을 정도다. 돕자고 했던 발언들이 되레 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전 목사가 은혜를 끼치고, 지지하기 위해 발언을 하면 할수록 기독교와 이명박 후보를 위한 표는 우수수 떨어지는 그 역설을 전 목사는 곰곰히 되씹어보길 바란다.    
 
“한국 교회 목사들 중엔 너무 유치하고, 옛날로 하면 상놈 같은 분들이 많다. 의식있는 분들이 나서서 혼 좀 내야 한다. 한국 교회 성도, 설교하는 목사들의 성숙도가 높아져야 한다.” 8일 저녁, 한 기독교 토론회에서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이 한 발언이다. 물론 교계의 특정후보 편들기 현상을 지적하면서 나왔고, 교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그 순간 ‘전 목사를 염두에 두었구나’ 하는 생각은 기자만의 착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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