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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염 목사 "우리 모두가 가해자"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에서 이주여성 대하는 사회의 야만성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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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진
기사입력 2010-05-15

한국염 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가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에서,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야만성을 폭로했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
 
그는 “한국 사회가 다문화, 다문화 말로만 이야기하면서 정작 결혼이주여성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베트남 여성의 편지를 공개한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고 왔던 많은 이주여성들이 우리의 야만성 속에서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염 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 뉴스파워

 베트남에서 온 그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한글을 배우고자 했지만, 남편은 허락하지 않았다. 한글을 배우러 가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도망갈 거라는 게 남편의 우려였다. 그녀가 조금만 잘못해도 “이혼하자”며 협박을 일삼았던 남편이 힘들어 집을 나서고자 했던 그녀는 결국 갈빗대 18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해당 사건을 맡은 판사는 남편에게 징역 12년을 판결하면서 이례적으로 대신 용서를 구했다.
 
“타국 여성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이 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메마름, 언어문제로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하는 남녀를 그저 한 집에 같이 살게 하는 것으로 결혼의 모든 과제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무모함과 어리석음이 이 비극을 만들어 냈다. 한국사회의 야만성에 대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구하는 심정이었다.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이를 소개한 한 목사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피의자인 남편과 우리가 얼마나 다르냐”며 “이 사건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돈주고 산 신부라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 인권사각지대로
 
농어촌 결혼의 45%가 국제결혼이라는 현황을 밝힌 그는 “해마다 이들의 이혼율이 30%씩 증가하고 있다”며 “대법원에서는 남편들이 결혼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물질적인 가치관으로 신부를 본다는 점을 이유로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에서 열린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     © 양화진문화원
 
이혼 후 이주여성들은 불법체류자가 된다. 그들이 결국 가게 되는 곳은 성매매 업소라는 것이 한 목사가 밝힌 현황이다.
 
그는 또 주한미군 캠프에 있는 기지촌 여성 85%가 한국여성에서 이주여성으로 대치되고 있는 현황도 공개했다. 취업사기와 공연예술을 빙자해 인신매매당한 그들은 기지촌에서 여권을 압수당함은 물론, 나체쇼와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구타와 강간도 강요당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목사는 “결혼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이주여성들이 머무는 인권의 사각지대가 한국 사회에 존재한다”며 “지구촌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모습인지 진지하게 성찰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이주여성들에게 시련 견디라고만..개종시키려는 욕심이 먼저
 
한 목사는 이어 교회가 국제결혼에 개입하는 것에 있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결혼을 중개하고, 그들을 돕는 이유가 1차적으로 ‘개종’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개종시키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1차적 목적이 그것이 되면 안 된다”는 뜻이라면서 “이주여성이 목사님께 힘들다고 상담하러 가면 ‘하나님께서는 견디지 못할 시련을 주지 않는다’고 대답해주는 것이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주여성들은 결국 죽을 때까지 시련을 견뎌야 한다”며 “성서를 가부장 신학에 의해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기독교가 역기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목사는 또 박노자씨가 <당신들의 대한민국>에 쓴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기억이 떡을 먹기 위해 교회에 간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고 많은 반성을 했다고도 전했다. 그날로 의무적으로 드리던 예배를 원하는 사람만 드리게 했다. 시혜를 무기삼아, 종교를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천의 한 장로가 무슬림 여성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킨 사례를 이상적으로 제시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그가 기독교를 믿으라고 한 마디도 안 했지만, 그의 인격에 감동받은 무슬림 여성들이 스스로 개종했다는 것이다. 한 목사는 “시혜를 조건으로 기독교인이 된 무슬림여성들은 이슬람권인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종교를 버린 반면, 이들은 그 나라에 돌아가서 핍박을 받으면서도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포교는 이런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13일에 열린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는 '결혼이주여성의 한국가족 통합되기와 폭력사이에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 양화진문화원

 
마지막으로 한 목사는 10년후면 5쌍중 1쌍은 국제결혼을 할 것이라는 통계를 밝히고 “한국교회가 다문화가족의 삶을 위해서는 먼저 성평등을 이뤄야 한다”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부장제도가 옹호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서는 먼저 ‘차이’와 ‘다름’이 개성으로서 존중받는 감수성 훈련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것들은 대대적인 문화운동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교회가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다문화가족을 볼 때마다 “창세기 1장 26절의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씀을 되새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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