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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의 출구전략 모색해야”

감리교, ‘한국 감리교 선교 위한 선교정책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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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라
기사입력 2012-11-13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예배가 몽골인의 손에 의해서 진행됐다. 마치 하나님이 몽골의 전통 옷을 입고 예배에 임재 해 계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뼈를 묻는 것이 미덕이 되는 시기는 지나갔다. 기독교대한감리회(임시감독회장 김기택 감독)은 ‘한국 감리교 선교를 위한 선교 정책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한국 선교 출구 전략(Exit Strategy)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임시감독회장 김기택 감독)은 ‘한국 감리교 선교를 위한 선교 정책 세미나’에서 손창남 선교사가 발제했다.     © 정하라
13일 오후 10시에 감신대에서 감리교세계선교협의회의 주최로 개최된 세미나에서 강연을 펼친 손창남 선교사(한국 OMF 대표)는 “한국 선교가 이제는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발전을 이뤄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선교사들의 출구 전략”이라고 말했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뼈를 묻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지 교회가 선교사로 인해 제대로 자립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선교사가 어떻게 그 교회를 자립시키고 빨리 빠져나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교사를 건축을 하기위해 세워지는 ‘비계목’에 빗대어 설명했다. 건축이 마무리 되면 비계목이 떨어져 나가야 비로소 완성되듯이 선교도 현지 교회의 아름다운 자립을 위해서는 어느 시점이 됐을 때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야 한다는 것.

손 선교사는 강연에서 “선교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목회자가 한 교회의 담임을 하고 성장시키고 자리를 잡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가서 똑같은 모습으로 나서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선교사 출구 전략의 단적인 예가 몽골에서의 교회 개척 사례다. 선교를 위해 1990년 몽골에 들어간 스웨덴 부부는 몽골어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우주의 주인이라는 뜻의 ‘유르텅칭 에젱’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나중에 온 몽골인 장로들은 몽골인이 토속적으로 사용하는 ‘보르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서 전통적인 몽골인들이 복음을 갑자기 수용하게 됐다”며 “이는 현지인의 눈높이로 복음이 전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선교 초기부터 몽골 현지 리더들이 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했고 모든 사역을 현지인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법은 성경적으로 올바른 것이었으며 선교사들이 고안한 해법보다 월등히 좋았다. 예배의 형식도 선교사들이 본국에서 드리는 예배와 완전히 달랐다. 선교사들은 교회가 조직이 아닌 하나님의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가르쳤고 성숙한 교회는 어머니 교회가 돼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는 “이 일은 실제로 몽골 지도자에 의해 이뤄졌다”며 “몽골 교회인들은 딸 교회, 손녀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고 3년 만에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꿈꾸던 사역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그들은 ‘더는 할 일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손 선교사는 몽골에서의 교회 개척 사례를 제시하며 지난 4월에 30여명의 선교사들이 모여 열린 제9회 방콕포럼에서 ‘한국 선교사의 출구 전략’을 주제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방콕포럼에서는 선교사와 현지인 모두가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정체성, 선교사가 현지 신앙공동체에 주도적 역할을 감당하기보다 섬기는 자가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했다”며 “이러한 인식의 확산을 위해 국내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를 책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그가 출구전략과 관련한 모델로 Fuller Model의 4단계를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 선교회는 ▲개척자 ▲부모 ▲파트너 ▲참여자의 역할로 점점 선교회의 자리를 축소해 나가는 것이다. 반면, 현지 교회는 선교회와 함께 사역하기 시작해 지도력을 발휘하는 자립의 과정이 필요하다.

손 선교사는 선교사 출구 전략에 대한 고려사항으로 “처음부터 선교지에 진입할 때 선교사의 역할을 조연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사 출구 전략은 사역이 진행된 후에 생각할 것이 아닌, 진입할 때부터 선교사 역할을 한정시켜 이후의 내려놓음이 더 쉬울 수 있다는 입장에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교사가 선교지와의 관계를 끊는 것은 아니다.
 
그는 끝으로 “선교사가 떠난 이후에도 사역이 계속 되도록 여러 방식으로 돕는 활동은 필요하다”면서 “획일화된 출구 전략이 아닌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선교사를 두 번째로 파송하는 선교 강국에 해당한다. 현지 교회를 자립하도록 돕고 떠나는 선교사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나, 선교사의 출구 후 거취를 위한 교단 차원의 적극적 논의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 기독교대한감리회(임시감독회장 김기택 감독)은 ‘한국 감리교 선교를 위한 선교 정책 세미나’에서 손창남 선교사가 발제했다.     ©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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