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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자유의지 악용한 잘못"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 긴급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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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사입력 2014-07-25

세월호 참사가 100일 넘어섰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300여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며 광장으로 모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일부 목회자들의 망언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거나 더 이상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지 말고, 행동하지 말라는 이들의 말은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들이 들었던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또 대형교회의 장로이면서 총리후보로 지명 받았던 문창극 씨의 발언도 국민들에게 공분을 샀다. 그는 일제강점기나 6.25전쟁 등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것이 큰 논란이 되어 결국 총리직에서도 낙마하고 말았다. 문제는 문창극 씨의 발언을 옹호하는 교계인사들도 다수 존재했다는 점이다. 진정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교회와 신학'을 주제로 긴급포럼을 개최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준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 목사)는 25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교회와 신학’을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개최했다. 김형원 목사가 ‘사회문제에 대한 복음주의의 실패, 이제는 넘어서자’를 주제로 기조발제하고, 조석민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 권연경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가 성서학적 통찰, 배덕만 교수(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가 교회사적 분석을, 김동춘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와 박득훈 목사(새맘교회)가 윤리적 진단 차원에서 발제했다.
 
한국 보수교회, 하나님 나라의 사회적 가치마저 무시해
 
▲ 김형원 목사     ©김준수
 
한국 보수교회의 사회참여 역사를 살펴 본 김형원 목사는 보수교회가 1980년대까지 ▲롬13:1~2절에 근거한 ‘정교분리 신학’, ▲오직 영적인 일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성속이원론’, ▲사회변화보다는 개인의 변화에만 치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당시 보수교회 지도자들이 “실제로는 독재정권에 협력하고 지지하고 동조하는 정치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면서 그 대표적인 예로 유신헌법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표명과 국가조찬기도회 등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결성한 보수교회는 주5일제 반대,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 전시작전권 이양 반대,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사학법 개정 반대, 수도 이전 반대 등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보수교회의 사회참여가 신학적 근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반공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맹신(맘모니즘)’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이유로 행동해오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 보수교회가 “보수주의 이데올로기를 성경적 비판 과정 없이 수용하면서 수구 정치세력을 거의 맹목적으로 지지”하게 됐다며 심지어는 “성경적이고 기독교적인 가치들을 내팽개친 행태를 보이는 데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일부 목회자들의 망언과 문창극 후보 발언 논란 등 “보수교회 지도자들이 보여준 실망스런 태도는 지금도 진행형”이라며 “보수 정권의 부패와 무능력도 용인하고, 국민들의 정의 관념에도 무감각하고, 하나님 나라의 사회적 가치들을 무시하는 반기독교적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석민 교수, “세월호 참사, 자유의지 악용한 인간들의 잘못”
 
▲ 조석민 교수     ©김준수
 
이어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의 뜻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조석민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어리석은 인간의 잘못으로 빚어진 참혹한 사건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다시는 이런 사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과 의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같이 ‘인재’로 인한 사건을 “너무 쉽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에 대하여 무감각하게 만드는 것이고, 법적 도덕적 책임의식을 회피하게 만들 뿐”이라며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은 신성모독의 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악용한 사악한 인간들의 잘못”이라며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들이 타성에 젖은 관행과 안전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태도, 돈에 눈이 어두운 선박회사와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하지 않은 정부 관계부처들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적나라한 인간 참사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김근주 교수, “예수 믿는 신앙, 성경의 올바른 해석 추구하는 심사숙고의 신앙이어야”
 
▲ 김근주 교수     ©김준수
 
김근주 교수는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의 발언을 집중 분석했다. 그는 문 전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시기를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우리 민족을 영글게 한 시기로 해석하고, 애석하지만 상심할 필요 없는, 하나님의 뜻이 있던 시기라고 풀이하고 있다”면서 “일제시대가 하나님의 뜻이라면 당연히 모든 독립운동과 일제에 대한 저항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에 불과하게 된다. 예수 믿는 신앙은 필연적으로 주어진 말씀인 성경의 올바른 해석을 추구하는 신앙, 심사숙고의 신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예레미야와 다니엘 본문들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것이 ‘정의와 공의’에 연관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면서 “정작 그 끔찍하던 군사독재정권이 횡포를 부리던 힘겹던 시대에는 정의에 대해 관심 갖지 않은 채 아무 소리도 하지 않던 이들이 일제시대를 가리켜 하나님의 뜻 운운하면 빛과 소금은커녕 악취 나는 신앙일 뿐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민지가 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전의 불의를 고치고 기득권의 이익 도모를 철폐하고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일제를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는 것에는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어떻게 돌이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반성과 숙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권연경 교수,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기보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봐야”
 
▲ 권연경 교수     ©김준수
 
권연경 교수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고상한 표현이 내 의도를 ‘신앙적인’ 것처럼 보이게는 하지만, 내 행동 자체가 신앙적인 것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삶이나 우리의 역사를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해석의 틀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권 교수는 하나님의 뜻을 조명에 빗대어 ‘전체를 밝히기 위한’ 전체조명과 ‘특정 부분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기 위한’ 집중조명의 측면에서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두 발로 걷는 삶의 구석구석에는 ‘전체조명’으로는 밝혀질 수 없는, 오히려 더 어두운 그림자가 지는 것처럼 보이는 복잡한 도덕적 굴곡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우리의 삶의 특정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굴곡의 속내를 파고들 수 있는, 국지적이지만 보다 집중된 조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경은 “우리 일상의 행보를 놓고 늘 선과 악을 따지며,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큰 틀을 짜면서도, 그 틀에서 벌어지는 우리의 삶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전체조명과 같은 섭리적인 차원에서의 하나님의 뜻만을 말한다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불편한 도덕적 물음으로부터 서둘러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창극 장로의 역사관, 식민사관의 핵심적 요소 담고 있어
 
▲ 배덕만 교수     ©김준수
 
‘문창극 장로의 역사관의 실체: 식민사관인가? 신앙적 민족사관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배덕만 교수는 “문창극 장로의 역사관은 식민사관”이라며 그 근거로 ▲한민족의 민족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독립을 위한 우리 민족의 치열한 투쟁과 노력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발전을 미국과 일본의 절대적 도움으로 풀이한 것 등은 “식민사관의 핵심적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의 역사관이 “기독교적 외피를 썼지만, 내용은 철저히 세속적”이라며 “현재 한반도가 처한 상황에선 결코 교회에서 추천할 수 없는 무책임이라고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춘 교수, “한국 개신교의 위기는 ‘공공성’의 위기”
 
▲ 김동춘 교수     ©김준수
 
김동춘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위기를 도덕성의 상실이자 공공성의 위기라면서 “공적신앙의 부재와 결핍이 가져온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창극 사태는 “한국개신교의 공공성 결핍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교회의 신앙언어가 사회 일반에게 타당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으며 교회 또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이 교차적으로 공존하는 현대사회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독교 신앙이 “하나님 앞에서 자아의 실존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이지만, 신앙이 사적 종교의 도피처이거나 사사로운 욕망의 투명물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개신교 신앙이 우리 사회에서 ‘불편한 종교’ 혹은 ‘무례한 종교’로 비춰진 것은, 교회 밖의 사람과 너무 동떨어진 언어구조, 사유체계, 가치지향점을 너무 자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회의 언어, 기독교의 언어, 신앙언어도 이제는 공공성의 맥락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이제 한국 개신교는 자신의 확고한 신앙의 신념과 언어표현이 사회 일반에서 적합성과 타당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것인지 고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거짓과 탐욕의 자본주의 극복 시급
 
▲ 박득훈 목사     ©김준수
 
박득훈 목사는 ‘세월호 이후의 한국 기독교: 자본주의 극복이 대안이다’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는 한국사회와 교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계시적 사건”이라며 “세월호 이전과 이후 사이에 본질적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한국사회와 교회는 갈수록 타자의 고통과 슬픔에 둔감해져 더욱 야만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고집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자본주의와 맺어 왔던 혈맹관계를 과감히 청산하고 하나님 나라의 현실적 근사치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범하게 그 발을 내 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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