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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사과 할머니’는 어머니의 별칭입니다.

[희망칼럼] 어머니의 ‘섬김정신’ 유산 실천하며, 딸들에게도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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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기사입력 2018-05-13

어머니의 별칭은 이쁜이 할머니’, ‘멍든사과 할머니입니다. 천국가신 어머니가 더 그리운 날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보고 싶어요. 엄마! 엄마! 사랑해요.”

 

어머니는 가게나 마트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사지 않으시고, 언제나 집 앞 노점상 할머니나 리어카 장수에게서 사셨습니다. 오래전부터 하셨던 섬김입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과일을 사시면 멍든 사과, 뭉그러진 복숭아와 귤을 가져오셨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더 과일을 받지 않으시고 오히려 하나를 놓고 오시곤 했습니다. 어머니 나름의 사랑과 행복 나눔입니다.

 

"우리는 금방 먹을 것이니까 싱싱한 것은 내일 팔아요. 멍든 사과 줘요."

"???"

"그리고 우리는 식구가 적어 한 개 덜 먹어도 돼요."

 

그리고 텃밭에서 기른 콩과 나물을 파시는 할머니 것을 사주시며 '대화 친구'가 되어 주시고 했습니다.

 

"나도 옛날에 콩 심어 봤는데. 힘들지요?"

"아유, 할머니! 힘들죠."

"내일 또 와요. 만납시다."

 

▲ 아기 같은 어머니, 그립습니다.     © 나관호

 


이 또한 어머니만의 소박한 행복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무렵, 과일 야채 장수 아저씨가 집에 배달 오셨습니다. 우리는 시킨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사과 몇 개와 무, 몇 가지 야채를 들고 오셨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할머니에게 고마워 남은 과일과 채소 몇 개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한 개씩 놓고 가신 과일 덕에 장사가 잘됐다고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섬김정신을 이어 받아 나도 길모퉁이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들의 과일과 콩, 고구마를 사드립니다. 행복합니다. 오늘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고구마를 샀습니다. 그러나 고구마 하나를 리어카에 놓고 오는 실천(?)은 못했습니다. 아니 한 번도 못했습니다. 핑계지만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기도 해서.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면 왠지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어려워 하시면서도 멍든 사과를 가져오시는 섬김은 잊지 않으시고 계속하셨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사랑담긴 섬김은 머릿속 지우개도 지우지 못했습니다.

 

나는 소박한 행복을 찾으셨던 그런 어머니가 좋습니다. 어머니의 사랑행복정신을 잘 이어가려고 합니다. 어제도 길거리에서 참외를 샀습니다. 보슬보슬 내리는 빗속에서 아주머니가 안타깝게 과일을 팔고 있었습니다. 사가는 이가 없어보였습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차를 멈추고 참외를 샀습니다. 아주머니가 오히려 고마워했습니다. 그래서 차안에 있던 과자를 나눠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잠시 있으라더니 참외 한 봉지를 더 주셨습니다.

 

이것은 품앗이에요. 품앗이! 호호호

받아도 되나요?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받지 않으려 했는데 거부하면 아주머니의 행복을 빼앗는 것 같았습니다. 섬김을 받는 것도 섬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섬기는 것을 과일장수들이 거부했다면 어머니의 행복도 없었을테니까요. 어머니에게 배운 사랑섬김정신을 실천하니, 나도 기쁘고 상대도 행복해 합니다.

 

 

딸들에게도 할머니의 사랑섬김을 가르쳤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딸들이 할머니의 목걸이와 반지, 브로치 등 유품을 챙겨 평생 간직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할머니의 사랑정신을 마음 깊이 새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지극히 사랑한 아이들입니다.


/ 나관호 목사 (작가,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소장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치매가족 멘토 강의 전문가 /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 운영자 / 기독교윤리실천 200대 강사에 선정된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전문가’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생각과 말을 디자인하면, 인생이 101% 바뀐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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