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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교수 칼럼] 하나님도 후회하실 때가 있는가?

호남신학대학교 강성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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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기사입력 2019-02-06

정말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질문이지만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정말로 후회하시기도 하시는 분일까...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코 인간처럼 이랬다저랬다 하는, 변덕스러운 분이 아니라는 것.

 

   

▲ 강성열 교수     ©

얼마 전에 신학교를 졸업한 학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자 우편(e-mail)을 받았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저희 교회에 전도팀이 있는데, 오전에는 같이 성경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전도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사울 왕에 대해서 성경공부를 하는 중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라서 부득불 이렇게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질문은 이것입니다: ‘하나님도 후회하시는가?’ 성경은 분명 하나님은 후회하지 않으시는 분(민수기 23:19, 로마서 11:29)이라고 말씀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이 후회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창세기 6:6, 사무엘상 15:11).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며,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치해 보이는 듯한 질문이지만, 저로서는 정말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질문입니다.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아마도 한국 교회 성도들 중에 이러한 의문을 마음속에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신학생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평신도들도, 심지어는 목회자들도 그러한 의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위에 언급된 구절들에 대한 개역이나 개역 개정판의 번역을 읽다 보면, 한쪽에서는 하나님이 후회하셨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하나님이 후회하지 않으시는 분이라고 말하므로, 당연히 혼란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창세기와 사무엘상 본문만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정말로 후회하시기도 하시는 분일까 하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말로 그러한가? 일단은 하나님의 후회에 대해서 언급하는 두 개의 본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아 홍수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는 창세기 6:6절과 불순종하는 사울을 향한 하나님의 실망감을 담고 있는 사무엘상 15:11절이 그렇다. 먼저 창세기 6:6절을 보도록 하자. 개역이나 개역 개정판은 “(하나님이)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6:6)라고 번역한다.

그런데 영어 번역은 조금 다르다: “And the LORD was sorry that He had made man on the earth, and He was grieved in His heart”(NASB); “The LORD was grieved that he had made man on the earth, and his heart was filled with pain”(NIV); “And the LORD was sorry that He had made humankind on the earth, and it grieved him to his heart”(NRSV).

 

이 세 가지 영어 번역에 기초한다면,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뉘우치고 후회(한탄)하신 것이 아니라 땅 위에 인간을 창조하신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셨다는 얘기가 된다. 인간의 행동에 대하여 섭섭하게 또는 안타깝게 생각하셨다는 얘기다. 슬픔이나 배신감을 느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점은 본 절의 후반부에 있는 마음에 근심하시고또는 마음 아파하시고”(표준새번역)에 의해 충분히 뒷받침된다.

 

사무엘상 15:11도 마찬가지이다. 개역과 개역 개정판은 하나님이 사울을 왕 삼으신 것을 후회하신다고 번역하나, 영역본들은 히브리어 원문에 충실하게 하나님이 사울을 왕 삼은 일을 유감으로 생각하셨다고 번역한다: “I regret that I have made Saul king”(NASB); “I am grieved that I have made Saul king”(NIV); “and it grieved him to his heart”(NRSV). 앞의 홍수 관련 본문에서처럼 하나님은 사울이 한 일들로 인하여 슬퍼하시고 그러한 일을 행한 사울을 안타깝게 생각하셨다는 얘기가 된다. 결코 하나님이 인간처럼 이랬다저랬다 하는, 변덕스러운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두 구절은 주님 말씀에 불순종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근심과 걱정, 그리고 그러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유감스럽고 서글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인간적인 언어로 실감나게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후회에 대해 언급하는 본문들을이전의 잘못을 뉘우치신다는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후회 개념으로 읽는다는 것은 너무도 부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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