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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혐오 그리고 정치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NCCK 사건과 신학] 코로나19 사건이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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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기사입력 2020-03-04

 

    

 이 글은 NCCK 신학위원회가 선정한 '사건과 신학' “종교, 혐오 그리고 정치 - 코로나19 사건이 던지는 질문”을 주제로 작성한 글이다-편집자 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란 신흥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대구에서 시작된 확진자들의 증가는 매우 급격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27일 정오 확진자 숫자 천명을 넘어섰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한국을 포함하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와 경북 지역사회는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란에 빠졌고 실물경제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몇몇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힘을 쓰지 못하는 초여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 말한다. 이런 와중에 현재 가장 크게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기독교(종교)와 혐오,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한국의 정치이다. 좀 더 큰 카테고리로 말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당면과제 세 가지를 보여준다. 소비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서의 종교, 혐오, 그리고 정치의 역할이다. 이번 2월 사건과 신학의 글들은 이 부분들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실질적인 해결은 시간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전염현상이 사라지고, 겨울이 다시 올 때쯤엔 치료제가 완성된다고 한다. 백신을 만드는 회사들은 오히려 그때쯤엔 바이러스 자체가 궤멸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렇게 지나가는 사건이 되겠지만 그 사건에 대한 대응과 처방은 하나의 역사적 자취를 남길 것이다. 역사의 자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 기억되어 미래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과거의 선택이 미래를 만들어 간다.

 

신천지예수교는 한국에서 발생한 신흥종교에 속하지만 매우 많은 부분이 한국 기독교와 연결되어 있다. 먼저 신천지의 많은 신도들이 기독교인이거나 과거에 기독교인이었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를 주된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앙고백도 여러 교단이나 다른 기독교 이단들의 것을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 또한 신천지는 이미 신앙생활을 하고 있던 기독교인들을 공격적으로 포섭하여 짧은 시간에 급성장했다. 한국 기독교가 가지고 있었던 폐쇄성과 전투적 에반젤리즘(포교주의)의 극대화된 형태가 신천지라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신도들은 자신들이 신천지라는 것을 숨기고 기존교회를 누비고 다녔다. 비밀결사대가 된 것이다. 대구의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역학조사가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비상식적인 전도주의의 귀결이다. 이단 기독교와 기독교적 성격을 가진 신흥종교는 현재 한국 기독교의 어두운 자화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혐오의 미래냐, 포용의 내일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혐오를 벗어나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사건의 또 다른 관건이다. 자본주의의 모순은 내부에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언제나 환상을 만들어 내부의 모순을 다른 대상에게 전가한다. 공교롭게도 이 방법은 교회가 권력을 잡았을 때 가장 즐겨 쓴 방법이다. 흑사병이 유럽에 창궐했을 때, 유대인들과 집시, 동성애자들이 내부의 모순을 가리는 희생양이 되었고 그것은 지금 한국에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몇몇 대형교회를 필두로 심판과 정죄의 설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현상을 해석하는 재료로 쓰이고 있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 과학과 이성의 장이다. 근대사회에서 정치는 위에서 언급한 종교적 가치와 혐오 등의 감정을 현장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법의 여신의 눈이 먼 것과 같이 정치는 법과 정의를 기본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현실은 빈번하게 다수의 단합된 힘이나 금권에 휘둘린다. 건강한 시민들의 참여가 건강한 정치를 만든다. 건장한 정치인들도 고개 숙일 새로운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종교의 참된 역할이다. 안타까운 눈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건과 현대 한국의 기독교를 동시에 조망해본다. 누가 과연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 효용성을 확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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