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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사건과 신학] “네 이웃을 기억하라” ;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한수현(NCCK 신학위원, 감리교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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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기사입력 2020-04-03

  

이 재난의 상황에서 잠재적 희생자나 잠재적 해결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어쩌면 교회도 예배도 마찬가지다. 결코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예배 그 자체가 가해 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진정한 예배는 사람들의 고통과 고난에 동참하여 문제의 해결을 돕는 가장 적극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없다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삶에 많이 기대어 살고 있다는 의식이 없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는 그야말로 불통과 고립의 표현이요 심하면 적대의 표현이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소중함을 깊이 인식하면서 실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은 재난을 극복하고 생명을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소중한 도구가 된다. 교회와 예배에 대해서도 똑 같이 말할 수 있다. 교회의 존재와 예배의 실천이 교회 밖의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 인식하지 못한다면, 교회 밖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못한다면, 교회의 예배는 자화자찬이 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향한 가해 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과의 친교와 연대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참된 예배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회협, NCCK 이달의 사건 이달의 신학)”  

     

* 본 글은 본인의 3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참고로 다시 쓴 글이다.

▲ NCCK 3월의 사건과 신학     © 교회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크고 작은 교회들이 일요일 11시 예배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예배로 전환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기 위한 정부의 노력의 일환으로 각종 집회나 종교예식을 몇 주간 중지해달라는 권고와 시민들의 불안 때문이다.

 

주일 성수를 열심히 강조했던 교회들에겐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뒤이어 예배에 대한 신학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예배 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예배 모임이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한다. 예배가 예배당에 제한될 수 없음을 주장한다.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의 활성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모임에 대한 예배를 계속 주장하는 목소리는 헌금, 즉 돈을 걷으려는 꼼수로 여겨지거나 사회의 필요에 응답하지 않는 한국 기독교의 철없는 고집으로 치부되었다. 신천지만이 아니라 일반 교회에서도 집단 감염사례가 나타나면서 지방정부와 언론은 교회의 주일예배를 잠시 멈출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필자는 몇 가지 이유로 이 논쟁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필자가 생각하기에 모임 예배의 진정한 목적은 하나님의 임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해는 말자. 하나님의 임재는 모든 신앙행위의 목적이다. 그러니 신의 임재를 주제로 주일 예배를 논하는 것은 올바른 논쟁이 아니다. 예배만이 신의 임재를 확신시키고 은총을 나누어주는 것이라 주장하다 무너진 것이 중세전통이다. 지금은 근대의 시대이니 더는 그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같은 논리로 주일 예배 순서에 헌금시간이 있는 이상으로, 또는 예배당에 헌금함이 있는 그 이상으로 예배를 돈을 위한 것이라고 확대해석하여 비난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물질이든 시간이든 성도의 헌신은 교회 예전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왔다. 그러므로 이는 모임을 멈추어야할 정확한 반론이 되지 못한다.

 

이 논쟁에는 꼭 필요한 것이 빠져있다. 모임 예배의 목적이다. 왜 기독교는 모임의 예배를 유지해 왔을까? 필자가 보기에 주일 모임 예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웃을 기억하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교회가 잃은 것은 주일 예배 모임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웃을 기억하길 잊었기에, 예배 모임의 의미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계기로 우리는 현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란 이름이 나오면 주일 성수에 목숨을 건다던 장로님도 권사님도 교회의 모임 예배가 멈춰지길 기대한다. 하나님이 가정예배에도 온라인 예배에도 계시니 오실 필요가 없다고 하면 너무도 쉽게 수긍한다. 알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우리는 예배 모임의 자리를 잊어버린 것을.

 

예수가 명한 것처럼, 초대교회로부터 모임의 자리는 가난한 자와 죄인과 잃어버린 자를 기억하고 찾기 위한 것이었다. 그들을 기리고 그들을 위해 헌금하며 봉사하던 곳이 모임의 예배 목적이었다. 예수의 비유와 하나님 나라의 말씀과 복음을 기억해보자. 주인공이 누구였던가. 지역사회에서 버림받고, 죄인이라 경멸당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런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이 사도 바울이었다. 바울의 편지를 읽어보면 교회 모임의 중요한 순서는 음식을 나누는 시간과 말씀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고린도전서 11장에서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예배를 비판한다. 당시 먹을 것을 가지고 와서 나누지 않고 먼저 먹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울이 나누지 않는 자에게 내리는 명령은 간단하다. “집에서 먹어라!” 오지 말라는 것이다. 예배의 자리에 합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당시 고린도교회에는 여러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과 노예들에게 예배의 자리는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이러한 전통은 아마 역사적 예수와 제자들의 식탁 공동체에서부터 유래되었을 것이다. 세리와 성노동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밥상이 예배였고 거기에 앉아 있었던 예수가 하나님의 임재였다. 그렇게 초대기독교는 로마제국과 유대사회의 금기를 무너뜨리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갔다. 때로는 사회의 질시와 비난, 그리고 박해가 닥쳐왔다. 홀로 숨어 무릎을 꿇어도 하늘을 쳐다봐도 엄습하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형제, 자매들과 함께 손을 잡고 하루를 살아갈 용기와 그 속에 함께하는 성령의 현현으로 다시금 성도로 태어나는 곳이 모임의 예배 현장이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을 때, 제자들은 모두 두려워 문을 닫아걸고 있었다. 예수는 그들의 두려움 한가운데로 들어와 평화를 외쳤다(20:19-21). 그 만남을 통해 제자들이 받은 사명은 아버지(하나님)이 예수를 보낸 것처럼 예수도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의 삶을 살고 또한 전하며 두려움에 싸여 있는 사람들에게 평안을 전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부탁이었고, 그 모임이 부활의 예배 모임으로 기억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는 더 이상 예수의 삶을 전하지 않는다. 예수의 사랑을 보여주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는다. 예수가 아니라 죄인과 사회의 약자들을 정죄했던 바리새인의 자리에 앉아 스스로의 삶만을 바라보는 욕심쟁이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예배는 이미 오래전부터 혐오의 모임으로 변질되었다. 타종교, 타민족, 성소수자, 그리고 사회 빈곤계층에 대한 혐오가 넘쳐났다. 보살펴야할 이웃들은 교회 밖으로 쫓겨났다.

 

만약 우리에게 모임의 예배가 살아있었다면 온라인 예배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교회의 화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주일 예배의 공간과 시간은 대구나 경북, 그리고 지역사회의 환난과 시련을 보듬어주는 모임의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온라인 예배의 솔루션을 찾아 인터넷 장터를 누비는 손길은 곳곳에 만연한 혐오와 가짜 뉴스를 바로잡고 스스로의 할 일을 찾아 고민하는 온라인 모임으로 활성화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기도와 고민들이 하나가 되어 예수의 자취를 따르는 교회의 목소리가 대구를 뒤덮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바이러스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금 예배당에 모여 두 손을 맞잡게 되었을 때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서로의 손길과 만남이 그리웠음을 고백하며 우리와 함께 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사하며 목놓아 울었을 것이다.

 

우리는 예배의 자리를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렸다.

우리가 진정 잃은 것은 주일 11시 예배 모임이 아니다.

우리의 이웃들이다.

우리에게 모이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그 의미들이다.

 

이웃을 버린 자, 소명을 포기한 자들에게 하나님은 예배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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