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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신작시집『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한 달만에 22쇄 발행

코로나19시대에 희망의 담론 제시해 독자들의 사랑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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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영
기사입력 2020-04-30

  

천상병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한 중견시인 소강석목사(새에덴교회)의 신작시집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가 출간한 지 한 달만에 22쇄를 찍을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곧 25쇄 인쇄에 들어간다.  코로나 사태 이후 문화예술분야가 마비된 상황에서 그의 시집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소강석 목사의 신간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     ©뉴스파워

  

도서출판 시선사에서 기획한 '한국대표서정시 100인선'에 선정되어 기획 출판된 이 시집은 대형교회 목회자로 바쁜 사역 속에서도 꽃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소강석 시인의 아름다운 내면의 감수성을 시로 형상화해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교회예배에는 교역자와 중직자 중심의 소수만이 예배를 드리면서 온라인예배를 병행하면서 주일예배, 새벽기도회, 수요기도회, 금요철야기도회 등 모든 예배의 설교를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틈틈이 시를 쓸 정도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특히 금요철야기도회 인도를 마치고 밤 11시 30분을 넘어 자주 찾는 산에 올라 새벽에 내려올 정도로 산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시 속에는 나무와 꽃과 바람과 풀잎을 노래하고 있다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의 소소한 사물을 대하는 그의 내면은 언제나 깊은 대화로 이어진다. 그리고 한 편의 아름다운 시로 탄생한다. 그러한 시편들의 내면에는 창조주 하나님의 뛰어난 손길을 경탄하는 사랑 고백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소강석 시인은 이 시집을 펴내면서 시는 사랑이다.”고 정의하고 있다. “사랑을 하면 시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는 넘치도록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늘 감사하면서 그 사랑을 나무와 꽃과 바람과 눈물이라는 시어들을 통해 다시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소강석 시인은 가슴 따뜻한 목회자다.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가난한 목회자들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는다. 코로나19사태로 대구경북의 미자립교회들이 월세도 내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자 가장 먼저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내려보냈고, 목회자들의 생활비와 임대교회 월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새에덴교회는 대형교회이지만 여전히 수십억의 건축 빚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전에는 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40억 원을 선교와 구제비로 전달했다. 사랑을 흘려보내는 그 통 큰 믿음의 결단과 헌신으로 장엄한 사랑의 대서사시를 써내려고 가고 있는 것이다.

 

소강석 시인은 시인의 가슴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누구나 형제요 누이요 벗이 된다.”고 고백한다.

 

▲ 교보문고에 진열되어 있는 소강석 목사의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     ©뉴스파워

하나님을 섬기며 목양을 하는 목회자요, 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한편, 한편 사랑을 고백하듯 써내려 온 시들은 언어이기 이전에 사랑의 제단에 바쳐진 기도요, 눈물이요, 그리움이리라.”

 

그는 이번에 출간 시집에 대해 사막으로 떠난 꽃밭 여행자가 되어 꽃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나의 시들이 언젠가 꽃을 피워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또 그 꽃밭을 떠나 또 다른 사막으로 가서 시의 꽃씨를 뿌릴 것라고 고백하고 있다.

 

사막은 빈들이다.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다. 고독과 외로움과 추위와 더위와 바람이 밤과 낮을 구분하는 곳이다. 풀 한 포기 발견하기 힘든 곳이고, 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든 곳이다. 그 사막에는 오직 한 사람만이 서 있는 곳이다. 하나님과 직면한 사람, 우리는 그를 사막의 성자 또는 수도자라고 부른다.

 

대형교회 목회자로 한국교회를 이끄는 저명한 인사라는 화려한 견장을 떼어버리고 오직 하나님과 직면하여 깊은 교제를 하기를 원하는 그의 내면의 갈망을 읽을 수 있다.

 

마치 시편 기자가 목마름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합니다.”라는 고백처럼 언제 영적 목마름으로 사막 한 가운데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꽃씨 한 줌을 뿌리고 그 꽃씨로 인해 꽃밭을 이루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소강석 시인은 천상 목회자다. 사막 같은 황량함이 있고, 교제와 관계가 단절된 사막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에 하나님의 꽃씨를 심는 일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사태로 예배당이 텅 비었고, 친한 사람들끼리도 악수도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사회적 거리를 억지로 두어야 하는 이 답답한 시대에 소강석 시인은 마음의 뜨락에 꽃씨를 심는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세상 가득 향기로 덮고 싶기에그의 작업은 더딜지라도/코끝에 물씬 풍기는 향기 없을지라도”(소강석 시 꽃씨일부) 묵묵히 꽃씨를 심고, 뿌리겠다는 것이다.

▲ 소강석 목사     ©뉴스파워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라는 시는 코로나19사태로 위기를 맞았을 때 치유와 회복을 소망하며 쓴 기도시도 이 시집에 수록되어 있다.

 

주여, 언제쯤 봄이 오는 것입니까/언제쯤 햇살 눈부신 아침이 오는 것입니까/아직도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폐허의 밤/삶이 아무리 아파도/ 상한 갈대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오르게 하소서/꺼져가는 등불이 아침의 태양으로 밝아오게 하시고/코로나19가 사라진 후/잔인한 사랑과 생명으로 가득한/4월의 봄이 오게 하소서”(소강석 시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일부)

소 목사는 "코로나 사태 기간에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고 함께 고통에 동참하는 제사장적 위로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예언자적 시선으로 시를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불안과 두려움, 우울에 쌓여 깊은 내상을 입은 채 신음하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담론을 제시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다음은 이
시집에 수록된 대표시 몇 편과 해설을 소개한다.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나니

풀잎으로 만나 낙엽되어 이별하나니

산은 눈을 감고

강물은 귀를 막고

달은 소리 없이 걷고 있나니

새 한 마리 울어 청산이 울리고

꽃송이 하나로 봄이 오고

별 하나 떠서 온 밤이 환해지나니

바람이 스쳐가는 갈대 사이로

내가 서 있어요

갈대로 헤어진 우리

다시 꽃으로 만날 순 없을까.

 

코로나 이후에 우리 모두 갈대로 헤어져 있다. 모든 사회가 그렇고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만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갈대처럼 멀어져 있다. 마치 모든 산들이 눈을 감고 멀리 흐르는 강물들도 귀를 막고 있는 듯 보인다. 달도 숨을 죽이고 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인은 새 한 마리 울어 청산이 울리고 꽃송이 하나로 봄이 오고 별 하나 떠서 아침이 오리라고 노래한다. 갈대로 헤어진 폐허의 자리에서 다시 꽃으로 만나는 봄을 염원하는 것이다.

봄이 오면 갈대는 사라지고 다시 꽃으로 만나는 것처럼, 갈대로 헤어진 우리가 다시 꽃으로 만나기를 기다린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있지만, 서로를 멀리하고 불신하는 상처 받은 갈대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로 품는 꽃으로 만나기를 노래한다. 그러므로 이 시는 이별의 시가 아니라 만남의 시요, 절망의 시가 아니라 희망의 시다.

 

 

이제 곧 봄이 오려나봐

너는 웃고 있는데

난 이별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겨울나무도 아무 말이 없어

숲 속 나무의자에 앉아

우리가 함께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는데

바람이 분다

꽃이 나만 홀로 남겨놓고

산을 내려가네

나는 산에 있고

꽃은 마을로 간다.

 

김춘수의 '꽃'이 시적화자와 연결이 되고 관계를 맺는 꽃이라면, 이 시의 꽃은 시적화자와 분리되어 고립을 숙명으로 여기며 망각의 시공간 속으로 은둔하고 싶어 하는 꽃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느 곳으로도 피할 수 없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폐허와 같은 세상 속에서 어설픈 관계 맺기 보다는 혼자 남기를 원한다.

 

그런데 꽃이 나만 홀로 남겨놓고 산에서 내려가 버리면서 시의 반전이 일어난다. 얼핏 보면 꽃과 나는 완전히 분리되어 나는 산에 있고 꽃은 마을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꽃이 마을로 내려가는 순간 사람들에게 완연한 봄이 온다. 그러니까 시적화자도 어쩔 수 없이 꽃과 합일이 되어 마을로 내려가서 꽃으로 만나고 꽃과 같은 세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 화려한 왕관을 쓰고 찾아온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갈대처럼 헤어져 고독을 숙명으로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오히려 꽃이 마을로 내려가서 사람들도 꽃이 되어 화해의 봄, 희망의 봄, 미래의 봄을 함께 맞게 되는 것이다. 시대의 고통을 아파하는 제사장의 가슴과 미래를 바라보는 예언자의 시선이 돋보이는 시이다.

 

불의 사연

 

홀로 타오를 수 없습니다

장작개비가 되어 내 곁으로 와 주세요

나는 당신을 품에 안고

바람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바람이 불면 재가 될 줄 알면서도

내 품에 안긴 채

바람을 기다립니다

나는 불

당신은 어느 겨울 숲에서 꺾여

내게로 온 장작개비

난 당신의 차가운 몸을 껴안고

바람을 기다립니다.

 

불에도 사연이 있다. 화르르 타오르는 불에도 사연 있고 사르르 꺼지는 불에도 사연이 있다. 어느 불이든 사르르 꺼지고 싶어 하는 불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불은 화르르 타고 싶어 한다. 산불은 그렇지 않지만 난로불이나 모닥불같은 경우는 스스로 화르르 타오를 수 없다. 그래서 불은 장작개비가 자신에게로 와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아무리 장작개비가 와도 난로 구멍을 막아 놓으면 화르르 타기가 힘들다. 나무가 화르르 타려면 난로 공기통을 열어놓아야 한다.

 

그러니까 불은 장작개비를 품에 안고 바람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미 아궁이나 난로에 들어간 장작개비는 재가 되는 게 목표고 의미다. 재가 되려면 화르르르 타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바람을 기다리는 것이다. 시를 통해 불을 의인화하고 불과 장작개비, 그리고 바람을 뗄래야 뗄 수 없는 결합구조, 사랑 구조로 형상화한 것이다.

 

청연(淸緣)

 

밤새 잠 못 들며 그리움에 뒤척이다

홀로 일어나 걷는 새벽바다

발끝을 적시는 하얀 파도의 포말은

모래 해변에 써 놓은 너의 이름을 지우고

나의 그리움은 푸른 청연이 되어

파도에 쓸려 멀리 멀리 사라져가리

 

새벽녘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리움을

석양 물드는 어느 해변에서

한 마디 작별 인사도 없이

썰물처럼 떠나보내야 하겠지만

저 먼 바다의 해류를 돌고 또 돌아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푸른 그리움이여

 

잊으려 할수록 더 목마름이 되어

나를 온통 덮어버리는 당신

아무리 떨쳐버리려 해도 끈질긴 인연의 끈으로

마음까지 동여매는 그대

, 그대와 나의 푸른 청연이여

 

*청연(淸緣) 맑고 숭고한 인연과 관계

 

시란 시인이 쓰지만 발표한 후에는 시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 된다. 소강석 목사는 목회자 시인이다. 그래서 마음 깊은 곳에는 항상 교회가 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당한 한국교회와 연관하여 이 시를 읽으면 더 애틋한 감성이 느껴진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먼 바다로 썰물처럼 떠나 버릴 것만 같은 한국교회를 향한 그의 애절한 연모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은 대비하면서도 끝까지 그 끈을 놓지 않는 안간힘을 쓰는 시인의 모습이 보였다. 부질없는 걱정, 오지도 않은 내일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청연의 관계라면 지나치리만큼 걱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최악을 대비할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은 앞으로도 청연의 마음으로 세상의 아픔과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랑하는 시를 써 내려갈 것이다.

 

갈대가 별이 되게 하소서

 

부러진 갈대를 다시 싸매시며

꺼져버린 등불을 다시 켜시는 분이시여

갈대들의 신음소리가 아우성치고

켠 등불을 끄려는 세찬 바람이

3월의 봄을 아직도 겨울밤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달빛에 가슴마저 시리게 한 겨울광야

상한 갈대들은 코로나19에 모두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거친 눈보라에 등불마저 깜박거리고 있습니다

주여, 언제쯤 봄이 오는 것입니까

언제쯤 햇살 눈부신 아침이 오는 것입니까

아직도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폐허의 밤

삶이 아무리 아파도

상한 갈대가 꽃으로 피어나게 하시고

부러진 갈대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떠오르게 하소서

꺼져가는 등불이 아침의 태양으로 밝아오게 하시고

코로나19가 사라진 후

잔인한 사랑과 생명으로 가득한 4월의 봄이 오게 하소서.

 

코로나19의 위기가 3월초면 다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면서 온 나라가 겨울밤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이 상한 갈대가 되어 코로나19라는 바람에 다 쓰려져 갔다. 3월에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코로나라는 거친 눈보라에 영혼의 등불마저 깜박거리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다 아픈 삶을 경험하게 되고 갈대처럼 인생이 부러지고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이 오고, 삶이 아무리 아파도 꽃이 피어나듯이, 갈대가 아무리 상하고 부러져도 꽃이 되고 별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기도시이다.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에 서정성을 잃지 않은 채 제사장의 가슴과 선지자의 눈빛으로 써 내려간 소강석목사의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는 한국 서정시사에 한 획을 그은 시집으로 남을 것이며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애틋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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