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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희 목사의 광야사역 이야기]설날에 만난 외로움

영등포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의 광야사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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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희
기사입력 2021-02-12

▲ 영등포역에서 노숙하는 이에게 햄버거와 돈 1만원을 주고 기도해 주는 임명희 목사(우)     ©임명희
밤 12시에 따뜻한 햄버거 12개를 롯데리아에서 사왔다. 심부름은 발이 빠른 해롱해롱이 한다.
 
동네 다리 밑 화장실에 있는 분들을 만나고 리어카 곁에서 잠을 자는 영복이 형제를 만난 다음 역으로 가기 위해 동네 종합슈퍼 앞을 지나다보니 낯설은 한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며 앉아있다.
 
"어느 쪽방에 있는가요?"
"저는 이 동네 안 삽니다."
 
"그럼 어디 사는가요?"
"네!" 
"저는 역 뒤에 오피스텔에 삽니다."
 
"그럼 왜 여기 와 계신가요?"
"외로워서요!"
 
"아~!"
"왜 외로우신가요?"
"어머니를 생각하니......"
 
"어머니가 돌아가셨나요?"
"아뇨"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설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만날 수 없어가지고요."
 
"아~!"
"효자이시네요."
 
"내일 저녁 6시에 우리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는데 오세요."
"네!"
 
"어느교회인가요?"
"저기 보이는 광야교회입니다."
 
"성함이 어찌 되십니까?"
"네!" 
"저는 황제입니다."
"네!" 
"황제님 꼭 예배에 오세요."
라고 말씀을 드리고서는 손을 잡아주고 기도를 해드리고 역으로 향했다.
▲ 설날에도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이     © 임명희
 
역사 계단 앞에서 문 대가리와 다른 한 명을 만나서 햄버거를 드리고 역사로 올라갔다.
 
중간에서 알콜중독자 을석이를 만나서 햄버거와 돈 만원을 주고 햄버거 4개를 더 준비하여 주차장으로 나가는 통로에서 자는 자매들에게 햄버거를 드리고 시장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꽤 멀리 느껴졌다. 돌아보니 바우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오!'
'저렇게 열심히 따라다니면 배가 많이 들어가겠구나!'
 
생각하며 걷다보니 시장 지하도 앞에 이르렀다. 계단 중간에서 자는 형제가 그때서야 계단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들어가서 우리를 반겨주는 형제의 얼굴을 보니 잘 생겼다. 
 
"왜 이제 오나요?"
"아줌마가 지금까지 청소하기 때문에요."
 
"아하!"
계단을 청소하는 분이 지나간 다음에 준비한 박스로 자리를 깔고 잠을 청한다.
 
"이름이 어찌 되나요?"
"네!" 
"성종현입니다."
 너무나 겸손한 표정이다. 동시에 너무나 외롭게  느껴지는 목소리이다. 그 목소리가 깊은 동굴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
'외로움이 사무치는 쓸쓸한 설날이구나!'
 
그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만남이 되기를 바라며 돈 만원을 건네드렸다. 
 
"아~!"
"돈은 저번에 받았는데요!"
라며 돈 만원을 다시 내민다. 욕심도 없는 겸손한 심령을 만나니 너무나 욕심많은 고급화된 세속도시화된 사람들이 떠올랐다.
 
죽었을 때 겉옷 두 벌만 남긴 안토니 같은 성자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는 노숙자가 아닌 위대한 성자로 느껴 졌다. 
 
위대한 성자를 붙들고 기도를 해드렸다.
 
"주님!"
"성종현 형제가 성령의 능력으로 거듭나서,  종이되어, 현 시대를 위해 일하게 하옵소서! "
기도를 해드리고 돌아서 나왔다.
▲ 설날에 영등포 역과 거리에서 만난 쪽방촌 사람들에게 햄버거와 돈 만원을 전달한 임명희 목사(우)     © 임명희
오는 길에 포장마차 앞에 앉아 있는 강현달 형제를 만났다. 낮에 만나러 갔는데 없어서 만나질 못했었는데 이 밤중에 포장마차 앞에서 만나다니 참으로 기뻤다.
 
"왜 잠을 안자고 나와 있는가요?" 
물었더니 고물과 폐지, 박스를 줍기위해 이 밤중에 돌아다닌다고 한다.
 
박스를 주우러 다니다가 배고파서 지금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사서 먹는 중이라고 한다.
 
얼굴에 털이 덥수룩한채 앉아서 오뎅을 먹고 있는 그 모습이 욕심을 내버린 성자처럼 느껴졌다.
 
곁에 앉아서 새해 복돈을 만원 드렸더니 안 받으려고 내민다. 그러자 포장마차 여사장님이 오늘은 설날이니 복돈을 받으라고 하자 그제서야 받는다.
 
"기념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는가요?" 물으니 괜찮다고 한다. 사진을 찍고나자 포장마차 사장님도 복돈을 달라는 표정이다. 
 
이왕 주는 것 같이 간 모든 사람들에게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두에게 만원씩 드리고 기도를 해드렸다. 그리고 포장마차 사장님이 "기념사진을 박아 주세요!" 라고 한다. 
 
우리 민족에게 복된 설날이지만 사막에 홀로 있는 남아있는 듯 깊은  외로움으로 밤을 지새는 사람들을 만나니 나는 광야를 걷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울부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신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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