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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정상화의 척도, 올바른 정이사 추천을 소망하며

유정욱 전 총신대 기획실장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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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욱
기사입력 2021-02-20

 

 

오랜 갈등을 겪어 온 총신대가 정이사 전환을 통한 정상화의 길목에 놓여 있다. 참으로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악몽과 같은 염려는 필자의 지나친 기우이길 바라며,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총신대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올바른 인사들로 이사를 선임하여 주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 총신대 신대원에 소재한 한국 최초의 황해도 소래교회를 복원해 놓은 소래교회     ©뉴스파워

 

총신대의 오늘은 2003년경 이사회에 뿌려진 한 알의 씨앗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 씨앗의 싹이돋고,자라나며 꽃을 피워 열매를 맺고, 또 다시 그 씨앗을 열심히 뿌리고 뿌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정글처럼 무성한 숲이 되었다.

 

그렇다고 총신대의 문제가 오로지 하나의 씨앗에서 비롯했다는 것은 비겁한 억지일 것이다. 지금의 총신이, 아름답게 빛나야 할 선지동산이 무성한 덤불로 가득차고 넘쳐난 것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방관하여 자신도 모르게 부역 된 총신공동체 구성원 개개의 책임이 빚어낸 산물이다.

 

총신공동체는 큰 아픔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신을 지켜내고 변화의 주체가 될 구성원들이 본질적으로는 전혀 변화되지 않았기에 언제든지 제2, 3의 총신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한때 구성원이었던 필자가 사분위의 임시이사 파송 30개월 동안의 총신대 변화를 외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총신공동체는 이기주의가 더욱 팽배하다.

총신사태는 공동체의 비신앙적인 행위의 산물이다. 구성원 개개인이 부조리한 현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이기심이 문제였다. 그렇기에 그렇게도 긴 세월간 부조리가 성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새롭게 조성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이 오로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관심하며 방관할 뿐이다. 이는 공동체의 심각한 직무유기이자 매너리즘에 빠진 구성원의 일탈이며, 이기주의의 발현이다. 혹여 공동체가 집단 직무유기중인지 살펴야 할 것이다.

 

둘째, 총신은 총회정치의 중심에 뛰어든 불나방이다.

총신대는 총회신학교라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총회와 전국 교회에 대한 존중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총회나 전국교회를 단지 총신 자신들의 이익을 뒷받침해 주는 뒷배 정도로 여기고 있기에 아무런 자구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30억 적자를 운운하며 몰염치한 후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그간 총회정치를 폄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총신사태 이후 총회정치의 중심에 뛰어들어 보스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학생들을 부추겨 동원하던 행위는 정이사 후보 추천을 둘러싼 전후 시점에 더욱 노골화 되었다.

 

셋째, 총신공동체의 정체성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개혁주의를 부르짖는 것이 정체성은 아니다. 공동체가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안타깝지만 총신에는 공허한 외침만 있을 뿐 행함이 부족하다. 단적으로 작년 6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추진한 비전 선포식 Restart-Up Chongshin이후의 구체적 실행이 보이지 않는다. 구호만 요란한 것이 총신의 최대 단점이다.

 

필자가 오랜 주저함 끝에 현 사태를 논하고 있는 것은 총신구성원의 무관심이 또 다른 총신사태를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시이사체제에서 총신 공동체가 총신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무엇인가 먼저 묻고 싶다. 교직원의 복지개선을 위한 노력을 제외하고 변화된 모습이 과연 무엇인가? 그간에 공동체 스스로가 무관심과 방관을 일삼으며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관심은 또 다른 화폐이기에 지나친 무관심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의 실례로 대학평의회에서는 대학 내외의 다양한 주체 대표가 참여하여 정이사 후보 추천을 하였다. 각 주체의 대표 평의회 위원들은 정이사 후보를 심의추천하기 이전에 각 소속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대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절차도 없이 특정 권력인, 또는 특정 세력이 선정한 명단을 추인하였다.

 

이와 같이 대학 내부적으로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절차에 의해 정이사 후보를 추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 삼지 못하고, 오히려 엉뚱하게도 자신들의 추천 몫과는 무관한 총회 추천 또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 더 나아가 종전이사회의 추천 몫에 대하여 시비를 거는 불량한 정치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자신들이 기피하는 인사의 추천을 막기 위하여 학생대표들을 내세워 여론전 또는 진정서 제출 등을 유도하는 비교육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소수에 불과한 교수협의회가 전체 교수의 의견인양 남용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적이다. 필자가 퇴직 직전 교수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었지만, 정작 이를 인수받을 후임자가 없어서 인수인계를 하지 못하고 떠났던 것이 실상이다.

 

총신공동체 다수가 무관심과 방관을 일삼고 있기에 혹자가 이야기하듯 임시이사체제에서도 선지동산이 개선되지 못하고 전임 총장 재직 때보다도 더 부조리하다는 지적에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의 총신이 부조리하다면 이는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임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시각에도 매우 비참할 뿐이다. 변화되지 않는 인적 구성을 갖춘 오늘의 총신을 맞이하자고 학우들이 유난히도 추웠던 긴 겨울을, 종합관 복도 바닥에서 지새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타산지석 삼아 반면교사로 삼자는 마음 뿐이다.

 

사분위에 의해 오는 22일에 추천 선임될 정이사를 학수고대하며 총신을 둘러싼 이해 관계기관 또는 관련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사분위와 교육부에 대한 바람.

총신이 정상화의 궤도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사분위의 공이다. 하지만 정상화를 맞이하기에 아직 미흡한 부분은 준비되지 못한 총신 구성원의 탓과 더불어 파견된 임시이사회의 공과가 함께 묻어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이사 선정에 있어서 더욱 신중을 기하여 줄 것을 공개적으로 청원한다.

 

이미 사분위에는 다양한 세력들이 이해관계에 의해 추천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수없이 진정하였기에 옥석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해 졌지만 사분위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신뢰하기에 별다른 염려는 없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총신의 현 특수성이 고려되었으면 한다.

 

총신사태의 발단은 총회정치에 진입하고자 하는 정치적 야망을 가진 일부 세력의 욕심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총신이사 자리가 더 이상 신진들의 정치적 야망을 키워가는 발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총신이사는 총회의 임원을 거친 후 봉사하는 자리 또는 총회정치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목회에 전념하며 신학도들의 이 되는 목회자 또는 묵묵히 당회를 열심히 섬기는 장로이어야 한다. 또한 총신과 총회가 별개가 아니기에 연계성 측면에서 총회정치를 배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으로 오늘 총신의 모습은 교육부의 개입에 의한 성과이다. 하지만 이전에 교육부의 온정주의와 방관에 의한 직무유기가 총신사태의 시발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총회와 전국교회 및 성도에 대한 바람.

총회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총신인양 방황하는 총신을 보면서도 사학법의 굴레에 갇혀 오랫동안 무기력했을 심정이 이해되기에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총신 설립 주최인 총회와 전국교회, 여기에 속한 성도의 총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때론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

 

총회와 전국 교회 및 성도는 총신의 직접적 소비자이기 이전에 실제적으로 목회자 양성을 위탁하고 있는 의뢰자임을 상기해야 한다. 총회의 목회자 양성이라는 위탁교육이 없다면 총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총신의 주최가 총회인 결정적 근거이다. 그렇기에 총회는 총신의 경영관리 핵심 주최로서의 자질과 책무, 고객인 소비자로서의 섬세함을 갖추어 총신이 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요소의 결핍으로 인해 또다시 총신사태가 재발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셋째, 총신공동체 재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바람.

황폐해진 상아탑으로 인해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때론 자타에 의해 정치현장을 배회할 수밖에 없었을 학우들에게 미안함이 가득하면서도 한편으론 동시대를 살아가는 학우들이 감당하며 짊어져야 할 숙명적 멍에라 여긴다. 멍에를 팽개치지 않고 묵묵히 감당하는 학우들이 총신의 명예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기에 희망의 총신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사랑하는 총신 교직원 여러분! 오늘의 총신 모습은 여러분 자신이다. 오늘 총신의 모습이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어제와 같은 삶을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그대로 살아가면 된다. 혹여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여러분의 시선을 외부에서 상아탑 내부로 돌려 구석구석을 살펴 답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이제 이론의 굴레를 깨고 나와 후학들에게 행함이 있는 사표가 되길 기대한다.

 

유정욱(시인, 전 총신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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