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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꽃을 대하는 태도가 불손하다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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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기사입력 2024-03-20

 

매화꽃을 또 보았다. 지난주엔 광양에서 보고 오늘은 우리 도시 순천에서 보았다. Face book 친구께서 게시해 둔 선암매를 보니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졌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이어서 가볍게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서 방문객이 뜸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말처럼 조금 부지런히 움직였을 뿐인데 꽃 선물을 듬뿍 받았다. 현장에 도착하니 벌써 서너 명의 구경꾼들이 와 있다.

 

  © 공학섭


꽃을 대하는 인간들의 태도가 불손하다. 꽃을 사랑으로 대상으로 삼고, 귀중한 생명체로 인정해 주는 눈치가 전혀 아니다. 나 또한 예쁜 꽃을 향해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낼 틈도 없이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먼저 들이댄다.

 

저마다 꽃을 대하는 마음이 깊지 못하다. ego를 만족하게 해주는 이용물 정도로 여긴다. 꽃 앞에서 온 힘을 다해 촬영하는 사람들도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기 작품을 위한 소품으로 여길 따름이다. 적어도 꽃 앞에서 잠시나마 걸음을 멈추고 예쁘다. 사랑스럽다. 수고했다. 고맙다.”라고 인사말 정도는 건네야 하지 않을까?

 

  © 공학섭


매화꽃은 저절로 피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잠시 꽃으로 피어났다가 초여름까지 탐스러운 열매를 키워내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였다. 한 여름 폭우와 태풍과 무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가을엔 된서리를 맞고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아픔을 겪었고, 혹한의 겨울을 힘겹게 지나야 했다.

 

모진 세월을 다 견뎌내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화려한 꽃으로 우리에게 찾아와 주었으니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때에 예쁜 꽃으로 서둘러 와주니 대견하지 않는가? 흔히 두고 사용하는 <꽃구경>이란 말처럼 구경꾼에 머무는 것은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공학섭


매화만 아니라 수선화와 목련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건네야 한다. 모든 꽃이 다 고맙지만 겨울 기운이 남아 있는 무겁고 울적한 계절에 가장 먼저 봄소식을 가져온 매화가 더욱 고맙다. 활짝 핀 매화를 보니 마음까지 환해진다.

 

우린 꽃을 보며 어떻게 반응하는가? “봄이니 꽃이 피겠지, 꽃이 피는 걸 보니 봄이 오나 보네. 꽃구경해야겠네.” 이는 봄을 맞이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들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꽃을 맞이하는 태도가 성의가 없어 보인다.

 

  © 공학섭

 

마치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을 때 사람들은 꽃구경하듯이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을 보기 위해서 몰려들었다. 예수님의 가르치심과 표적의 본의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 죄를 대신하여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의 죽으실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자기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이용물 정도로 여겼을 뿐이었다.

 

꽃을 보고 즐거워하는 마음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꽃이 피기까지의 지난(至難)한 과정을 공감해 주며 사랑의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꽃을 지으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아야 한다. 오늘도예쁜 꽃들을 마주할 때 우리 마음도 꽃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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