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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집에서 피는 꽃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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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기사입력 2024-03-27

 

오늘의 때를 무슨 말로 표현하면 적절할까? 한마디로 화란춘성이요, 만화방창이다. 발길이 닿는 곳이면 꽃 없는 곳이 없다. 비록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농촌이어도 집집이 울긋불긋 꽃 대궐이다.

 

새봄을 맞아 교우들의 가정을 돌아보면서 꾸밈없이 피어난 꽃들을 보았다. 살림이 넉넉하든 그렇지 않든 여러 가지 꽃들이 심겨 있어서 예쁜 꽃들을 무상으로 볼 수 있었다. 농사일을 하는 중에도 꽃을 가꾸는 넉넉함이 있다니 참 귀하다.

 

  © 공학섭


꽃을 가꾼다고 배가 부르거나 돈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들여야 하고 수고도 조금 보태야 한다. 그래도 꽃을 가꾸는 일을 귀찮게 여기지 않는다. 숨 막히는 세상을 살면서도 꽃을 가꾸는 여유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믿음도 좋을 확률이 높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 중 나쁜 사람이 없다. 꽃밭에서 싸우는 사람도 없고, 꽃을 보며 한숨을 짓는 사람도 없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마음이 곱지 않은 사람이 없다.

 

우리 마을은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 그런지 착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마음은 부자들이다. 주머니에 돈은 없어도 마당 한 구석에 꽃을 심고 가꿀 줄 아는 여유는 있다.

 

  © 공학섭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내 집의 꽃, 이웃집의 핀 꽃을 구경하며, 봄나물 무쳐 먹으며 사는 것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또 있겠는가? 36년째 살고 있는 우리 마을이 좋다. 순하디 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우리 마을이 사랑스럽다.

 

물론 꽃이 있다고 집마다 꽃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남모를 아픔과 쓰라린 상처로 몸부림하는 가정들도 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어깨, 허리, 무릎관절 아픈 것은 기본이다. 거기에 혈압, 당뇨, 천식을 달고 산다.

 

  © 공학섭


그래도 꽃을 보며 웃을 줄 안다. 꽃은 사람들처럼 속을 썩이거나 배신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말썽을 피우는 꽃은 없다. 꽃은 항상 웃고 진한 향기만을 토해낸다. 꽃의 모양은 해맑은 갓난아이로부터 품위를 잔뜩 갖춘 귀부인 같기도 하다.

 

탐스러운 꽃망울이 어제는 우리 집, 오늘은 이웃집에서 팝콘처럼 터뜨리고 있다. 오늘 따라 천리향 꽃향기가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꽃의 내음을 맡으면서 감사를 잊지 말아야 분이 있다. 꽃을 만드시고 피어나게 하신 하나님이시다. 이 땅에 스스로 피어난 꽃은 없다. 모든 꽃들은 하나님의 솜씨이며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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